⏰ 1분 요약
매달 정산 숫자가 맞지 않는 이유는 담당자가 꼼꼼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회계를 위해 만들어지지 않은 데이터를, 회계 기준에 맞춰 다시 연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6월 26일 잠실 SKY31에 모인 재무 담당자 120명은 네 개의 세션을 통해 하나의 공통된 메시지를 확인했습니다. 반복 업무는 시스템이 맡고, 재무팀은 숫자를 맞추는 조직에서 숫자를 해석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조직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것. 이 글에서는 그날 현장에서 가장 큰 공감을 얻었던 인사이트를 소개합니다.

6월 26일 오후, 잠실 SKY31에 낯익은 이름들이 하나둘 모였습니다. APR, 티르티르, 달바, 동국제약, 이그니스, 와이어트. 평소 메일로만 만나던 K-브랜드의 재무 담당자 120명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날이었습니다.
이번 Mid-Year Gathering은 포트원 프리즘이 두 번째로 마련한 자리입니다. 지난해 11월 60명 규모로 시작했던 첫 게더링은 1년 만에 두 배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행사장에서는 서로의 애환을 나누는 '파이낸스 어워즈'가 웃음을 만들었고, 명함으로 빙고판을 채우며 처음 만난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눴습니다. 세미나 특유의 딱딱한 분위기는 시작부터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분위기가 편안했다고 해서 고민까지 가벼웠던 것은 아닙니다. 대화를 나눌수록 같은 질문이 반복해서 나왔습니다. 왜 마감은 매달 이렇게 어려운가. 왜 데이터는 늘 맞지 않는가. AI는 재무팀의 일을 어디까지 바꿀 수 있을까.
이번 행사의 네 개 세션은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마켓플레이스 데이터, 월 마감, 인플루언서 정산, 그리고 AI. 서로 다른 주제를 다뤘지만, 결국 하나의 변화로 이어졌습니다. 재무팀이 숫자를 맞추는 조직에서 숫자를 해석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조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세션 1. 마켓플레이스 데이터, 왜 여전히 불안정한가

"지난달에 분명 맞춰놓았는데, 이번 달에 왜 또 안 맞는 거야."
PortOne 한승호 CSO가 첫 화면에 이 문장을 띄우자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습니다. 정산서를 열고, 어드민을 확인하고, 엑셀을 만지다 며칠이 지나버리는 일. 재무팀이라면 한 번쯤은 모두 겪어본 경험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어진 메시지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숫자가 맞지 않는 건, 대부분 여러분의 잘못이 아닙니다."
주문이 발생하면 매출은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수료, 배송 할인, 쿠폰 비용처럼 실제 손익을 결정하는 숫자는 정산이 끝난 뒤에야 확정됩니다. 결국 재무팀은 하나의 거래를 이해하기 위해 주문 데이터와 정산 데이터를 매달 다시 연결해야 합니다. 일이 복잡한 이유는 엑셀을 잘 못 다뤄서가 아니라, 데이터 구조 자체가 그렇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플랫폼마다 다른 정산 규칙까지 더해집니다. Shopee는 환불 시점에 따라 같은 거래도 이번 달에 잡히기도 하고 다음 달로 넘어가기도 합니다. Qoo10에서는 리포트와 실제 데이터가 197엔 차이 난 사례가 소개됐는데, 원인은 담당자의 실수가 아니라 플랫폼 UI와 데이터베이스 간 통신 오류였습니다. '플랫폼의 숫자는 언제나 정확하다'는 전제부터 다시 생각해 봐야 하는 사례였습니다.
가장 큰 공감을 얻은 사례는 Amazon이었습니다. 정산 방식이 변경되면서 월말 주문의 상당수가 다음 달에야 정산되는 구조가 생겼고, 포트원이 분석한 내부 데이터에서도 특정 시점 이후 주문의 90% 이상이 월말 기준 지연 상태로 나타났습니다. 매출 인식과 정산 확정을 하나의 기준으로만 관리하면, 실제보다 매출이 적게 잡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세션이 던진 메시지는 명확했습니다.
마감을 늦추는 건 엑셀이 아니라 데이터 구조입니다. 숫자가 틀어진 뒤 원인을 찾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기준을 미리 연결하는 체계가 먼저 필요합니다.
세션 2. 월 마감의 가장 현실적인 문제들

두 번째 세션의 주인공은 발표자가 아니라 참가자들이었습니다. 행사 전 접수된 질문만 103개. 어디에 물어봐야 할지 몰라 실무에서 쌓아두었던 고민들이 한꺼번에 쏟아졌습니다.
삼일회계법인(PwC) 이승욱 파트너와 PortOne 한승호 CSO는 그 질문들을 하나씩 풀어갔습니다. 그중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은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정산일 기준으로 매출을 인식해도 괜찮을까요?"
회계 기준의 원칙은 명확합니다. K-IFRS 1115에 따르면 매출은 배송 완료 시점을 기준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많은 마켓플레이스가 배송 완료 데이터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서는 정산일을 기준으로 처리하는 기업도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월말과 분기말입니다. 두 기준의 차이가 커질수록 기간 귀속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 규모가 중요성(Materiality)을 넘으면 감사 의견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세션에서 제시된 답도 명확했습니다. 배송일과 정산일의 시차를 미리 분석해 필요한 조정을 반영하고, 그 판단 근거를 회계정책으로 남겨두는 것. 중요한 것은 어떤 기준을 선택했느냐보다, 그 기준을 일관되게 적용하고 설명할 수 있느냐였습니다.
질문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채널마다 다른 정산 기준은 어떻게 표준화해야 하는지, 감사를 위해 매달 모아두는 스크린샷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방법은 없는지, 다시 조회하면 숫자가 바뀌는 데이터는 언제를 기준으로 확정해야 하는지까지. 현장에서 마주하는 고민들이 이어졌습니다. 컷오프는 월말 이후 5~7영업일의 확정 데이터를 기준으로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인 실무라는 답도 함께 공유됐습니다.
흥미로웠던 건 질문의 내용보다 질문의 방향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요?"를 물었다면, 이제는 "이 판단을 어떻게 설명하고 증명해야 하나요?"를 묻습니다.
재무팀의 역할도 함께 바뀌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만드는 일보다, 흔들리는 데이터를 신뢰할 수 있는 숫자로 만들고 그 근거를 설명하는 일이 점점 더 중요한 역량이 되고 있습니다.
세션 3. 해외 인플루언서 정산 자동화 솔루션

세 번째 세션은 하나의 질문으로 시작했습니다.
관리하는 인플루언서가 늘어나면, 정산 담당자도 더 늘어나야 할까요?
브랜드들의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습니다. 이제는 소수의 셀럽보다 수백 명의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와 협업하는 방식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Influencer Marketing Hub Benchmark Report 2025에 따르면 브랜드의 73%가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를 선호합니다.
마케팅에는 반가운 변화입니다. 하지만 재무팀에는 조금 다른 의미였습니다. 소액·다건·다국가 송금이 한꺼번에 늘어나면서 정산 업무의 복잡성도 함께 커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PortOne 한지환 PO는 이 과정에서 가장 큰 병목은 '송금'이 아니라 '송금 직전'에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계좌번호나 SWIFT 코드가 잘못됐다는 사실은 대부분 송금을 시도하는 순간에야 알게 됩니다. 그때부터 담당자는 다시 연락을 돌리고, 정보를 수정받고, 확인이 끝날 때까지 전체 정산 일정은 멈춰 서게 됩니다.
PortOne은 이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했습니다.
흥미로웠던 건 발표의 결론이 속도나 수수료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권한을 구조로 분리한 것이었습니다. 요청과 실행을 나누면 한 사람의 실수가 곧바로 오송금으로 이어지지 않고, 모든 승인 과정이 기록으로 남습니다. 결국 통제는 담당자의 꼼꼼함이 아니라, 프로세스가 얼마나 잘 설계되어 있는지에서 시작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세션이 던진 메시지도 명확했습니다.
인플루언서는 늘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산 업무까지 함께 늘어날 필요는 없습니다.
세션 4. AI 이후, 재무팀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앞선 세션들이 오늘의 문제를 다뤘다면, 마지막 세션은 그 다음을 이야기했습니다. AI가 재무 업무를 대신하기 시작하면, 사람에게는 어떤 일이 남게 될까요?
PortOne 정영주 CEO는 이 질문에 하나의 문장으로 답했습니다.
"실행은 AI가, 판단은 사람이."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정산 데이터를 대사하고, 해외 송금을 실행하는 것처럼 반복 가능하고 규칙이 명확한 업무는 AI Agent가 맡습니다. 사람은 그 결과를 검토하고 승인하며, 예외를 해석하고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역할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결국 AI가 대신하는 것은 '책임'이 아니라 '반복'입니다. 숫자에 서명하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판단하고, 그 숫자의 의미를 경영진에게 설명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으로 남습니다. 세션 후반에는 이 원리가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등장했습니다.
계약서를 검토하는 Contract Agent,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Billing Agent, 입금을 대사하는 Reconciliation Agent. 이 세 Agent를 AR 업무에 붙이자, 매달 약 5일이 걸리던 일이 2~3시간으로 줄었습니다.
하지만 더 인상적이었던 건 줄어든 시간이 아니라, 그 시간이 어디로 갔느냐였습니다. 반복 업무에서 풀려난 시간은 매출채권의 질을 높이는 일로 옮겨갔습니다. 시간이 없어 늘 뒤로 미뤄두던 분석과 관리가 비로소 우선순위로 올라온 것입니다.
세션을 마무리한 메시지도 여기에 있었습니다. AI는 사람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더 중요한 일을 할 시간을 만들어 줍니다. 재무팀의 역할은 줄어드는 게 아니라, 숫자를 만드는 일에서 숫자를 해석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일로 조금씩 옮겨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팀은?
마켓플레이스 데이터, 월 마감, 인플루언서 정산, AI. 주제는 달랐지만, 발표자들이 이야기한 방향은 같았습니다. 반복 업무는 표준화하고, 사람이 해야 할 일은 숫자를 처리하는 것에서 숫자를 해석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많은 참가자들이 자리를 떠나지 않고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같은 고민을 하는 실무자들과 경험을 나누고, 서로의 방식을 묻고, 앞으로의 변화를 이야기했습니다.
지난해 60명으로 시작한 Gathering이 1년 만에 120명 규모로 성장한 이유도 어쩌면 여기에 있을지 모릅니다. 재무팀의 고민은 더 이상 한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그 답 역시 혼자 찾기보다 함께 나눌 때 더 빨리 보인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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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Q. PortOne Mid-Year Gathering은 어떤 행사인가요?
PortOne Mid-Year Gathering은 포트원 프리즘이 재무·회계 담당자를 위해 개최하는 오프라인 행사입니다. 글로벌 마켓플레이스 운영, 월 마감, 정산 자동화, AI 등 재무팀이 실무에서 마주하는 주제를 중심으로 업계 사례와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2026년 6월 26일 열린 두 번째 행사에는 APR, 티르티르, 달바, 동국제약, 이그니스, 와이어트 등 대표 K-브랜드의 재무 담당자 120명이 참석했습니다.
Q. 왜 마켓플레이스 데이터만으로는 월 마감을 하기 어려운가요?
대부분의 마켓플레이스 데이터는 판매 운영을 위해 설계되어 있습니다. 매출은 주문과 함께 확인할 수 있지만, 수수료나 프로모션 비용, 배송 할인 등은 정산 이후에야 확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재무팀은 주문 데이터와 정산 데이터를 다시 연결해 회계 기준에 맞는 숫자를 만들어야 합니다.
Q. 정산일 기준으로 매출을 인식하면 감사에서 문제가 되나요?
원칙적으로 K-IFRS는 배송 완료 시점을 기준으로 매출을 인식하도록 요구합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플랫폼의 데이터 제약으로 정산일을 기준으로 처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두 기준의 차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조정을 반영하며, 그 근거를 회계정책으로 일관되게 관리하는 것입니다.
Q. AI가 도입되면 재무팀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지나요?
반복적이고 규칙 기반의 업무는 AI Agent가 수행하고, 사람은 결과를 검토하고 승인하며 예외를 판단하는 역할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재무팀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처리에서 의사결정과 분석 중심으로 이동하는 것이 핵심 변화입니다.
Q. 인플루언서 정산 자동화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나요?
계좌 정보 검증, 계약서 확인, 승인, 해외 송금까지 하나의 워크플로우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요청과 실행 권한을 분리해 오송금 위험을 줄이고, 은행 및 PayPal 일괄 송금을 통해 운영 효율과 비용을 함께 개선할 수 있습니다.
Q. 행사 발표 자료는 어디에서 받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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